2008년 01월 15일
미나의 행진 中
가터벨트 LE 4/ 재업- 추가보충
미나에게는 성냥갑을 모으는 취미가있다
때는 1971, 2년 정도의 시대이므로 특이하고 예쁜 성냥갑도 많았나보다.
동물이 그려져있거나, 천사가 그려져있거나... 혹은 올림픽(1972년 뮌헨 올림픽)의
구기종목이 묘사된 성냥갑 같은것.
그런 성냥갑을 화장품 곽이나 비누 곽 등에 한개씩 넣고 그 성냥갑 주변 상자안쪽에
성냥갑의 겉면에 그려진 라벨에서 얻은 영감으로 꾸며낸 이야기를 쓴다.
미나는 몸이 약하고 천식발작이 있어서, 자동차가 다니는 거리로 돌아다닐 수 없는
초등학교 6학년의 여자아이이다.
그중 ./시소 코끼리/라는 이야기
클릭
코끼리는 초원의 시소에서 노는 아이들을 언제나 부러운듯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단순하지만 스릴넘치는 그 움직임에도 끼익, 덜컹하고 반복되는 신기한 소리에도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기세좋게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면 얼마나 기분좋을까? 하늘이 가까워졌나
싶으면 땅에 내려와 있고 또 하늘로 올라간다....
어느날, 코끼리는 용기를 내어 친구로끼워줄수없냐고 아이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초원의 아이들은 모두 착해서 얼른 승낙해주었습니다
기대로 가슴이 부푼 코끼리는 시소를 올라탔습니다. 빨간 널빤지위에 네다리를
올렸습니다. 생각보다 좁았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삐걱, 덜컹 하는 소리가 들리기를, 하늘이 가까워지기를 코끼리는 기다렸습니다.
숨을 멈추고 코를 늘어뜨리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소맞은편 아이들은 미안한 표정과 안쓰러운 표정이 뒤섞여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코끼리가 올라가지 안흘까 하고 열시히 엉덩이에
힘을주어 누르는 아이도 있었지만, 바위로 계란치기 였습니다. 코끼리는 땅, 아이들은 하늘,
아무리 기다려도 그대로입니다.코끼리는 슬펐습니다. 자기가 탄 순간 시소가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않으니 원인은 자기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략, - 코끼리의 코에 안겨 하나씩 아이들이 시소로 올라탔습니다.
한사람, 또 한사람 시소위에 아이들이 늘어 갔습니다.
여전히 시소는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코끼리는 자꾸만
아이들을 시소에 태웠습니다.
아이들은 최대한 몸을 밀착시키고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서로의 옷깃을 꽉
붙잡았습니다.
점차 아이들은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은 머리 바로 위에 있고 반대로 지면은 아득히 멀리 있었습니다.
나무 그늘에 가려진 아이를 잡으려고 코끼리가 코를 뻗을때 상아가 위를 향하여
번쩍 빛이 났습니다.
시소는 아이들로 넘쳐나 숨도 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러나 코끼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삐걱, 덜컹 소리가 들릴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들을 태웁니다.
만약 어디선가서 빨간 시소를 발견하더라도 쉽게 다가가선 안됩니다.
특히 오랜 세월,
한쪽이 땅에 박힌채 움직인 적이없는 시소는 주의하는게 좋겠지요.
거기에는 코끼리가 타고 있어요.
반대쪽에는 몸을 서로 붙이고 한 덩어리가 된 아이들이 타고 있어요.
그들은 허공에 뜬 채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한답니다.
끝-
미나는 조개껍데기를 들어 사탕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시소 코끼리의 성냥갑은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갔다.
- 미나의 행진/ 오가와 요코 作
이책엔 원숭이 사부로와 하마 포치코가 나온다.
그 둘의 이야기도... 울컥한다.
동물과 2차원 캐릭터에게 몰입되기 쉬운 나같은 사람에게는 거의 마약같은 이야기들.
예쁘고 예쁜 이야기들이 한가득인데
이 작가의 성향이 그런건지 (그래봤자 난 세권째 책이니 할말없다) 등장인물들은 어딘가가
결여되어 있고, 먼곳을 보고 있고,
부유하지만 쓸쓸하고 조금씩 무언가를 굴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들이 있는 배경은 환상적이다.
조금 남았는데 빨리 다 읽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아니어서 그대로 반을 갈라서 엎어둔 상태.
미나의 행진에 그런 얘기가 나온다. 책을 읽다가 덮어두고 미나가 자리를 비우면
식구들은 절대로 그 책을 똑바로 두거나 다시 꽂아놓거나 하지 않는다.
아직읽지않은 엎어진 반대쪽에는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이 있기 때문이다.
미나가 미아가 되면 안되기때문에.
누르면 닫혀요
# by | 2008/01/15 13:51 | 舊 day after...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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